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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석 (2017-03-07)
양은 도시락
 


양은 도시락

 

                                             한인석

 

첫 시간 끝 종이 울리자 뱃속에서

장마철 도랑물 굴러가는 소리가 들렸다.

책상 속 더듬더듬 도둑괭이가 되어

뚜껑 살짝 열고, 한 숟갈 푹 퍼서

고추장 장아찌 얹어 입속에 얼른 쑤셔 넣고

오물오물

봄눈처럼 녹아 없어지는 엄마.

둘째시간 선생님 등 돌려 칠판글씨 쓰는 틈에

또 한 숟가락 꿀꺽

몰래 훔쳐 먹는 밥은 꿀밥.

정작 점심시간엔 빈 도시락 들고

두레샘 옆 허리 굽은 늙은 뽕나무에 매달려

새까만 오디가 되었다.

입술 검붉은 토인이 되어

찌그러진 도시락 속에 들어가서 놀았다.

거기에 엄마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