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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백 숲에 부는 바람

 

축령산을 무대로 평생 나무를 심었던 ‘조림왕’ 임종국의 일생을 모티브로 한 실화적 산림소설 『편백 숲에 부는 바람』. 축령산은 50~60년 된 편백과 삼나무의 숲이 잘 가꾸어져 우리나라 최대의 조림 성공지로 손꼽힌다. 이 작품은 현재 축령산의 울창한 산림과 숲이 있게 한 장본인이며, ‘조림왕’으로 숲의 명예전당에까지 헌정된 임종국의 생애를 조명한다.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헐벗은 산에 편백을 심고 가꾸어 오늘날 수많은 이들의 휴식과 치유의 공간으로 만든 사나이, 당장 눈앞의 이익이 되지도 않는 일에 기꺼이 온 생애를 던진 사나이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작가 또한 평생을 산과 함께한 산림 전문가로, 산림 현장에서 일어나는 내용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책 속으로


“글쎄, 미래를 생각하면 농사보다는 나무를 심고 가꾸어서 파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해. 아무래도 최소한 몇 년은 투자만 해야 하니까 처음에는 고생 좀 하겠지. 하지만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나무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면 늘었지 절대 줄거나 그러지는 않을걸. 지금도 우리나라에서 나는 나무가 부족해서 외국에서 사오고 그러잖아.”
“나무를 외국에서 사온다고요?”
“그럼. 사실 돈 많은 사람 중엔, 우리나라 나무를 안 쓰고 외국에서 나는 삼나무 이런 걸 사다가 집을 짓는다던데. 그런 게 옹이도 없고 목재도 단단해서 좋다더라고. 그래서 우리 아버지도 삼나무를 심을까 연구도 하셨는데, 그게 남쪽 지방에서 잘 자라는 나무라는군.”
상국의 눈이 동그래졌다.
“나무는 아무 데서나 잘 자라는 게 아닙니까?”
“하하하, 당연히 다르지. 이 나무들이 얼마나 까다로운 생명들이라고. 그냥 뿌리만 내리게 해준다고 잘 자라는 게 아니야. 기온도 맞아야 하고 습도도 맞아야 하고. 비 많이 오는 걸 좋아하는 녀석들도 있지만, 적당히 오는 걸 좋아하는 녀석들도 있어. 물론 소나무처럼 우리나라 웬만한 곳에서는 잘 자라는 녀석들도 있지만 말이야.”
- 본문 35~36쪽
“……봤으면 즈 아비가 무덤에서 대성통곡할 것이여. 즈 아비 죽자마자 그 좋은 밭을 팔아먹고 뭣에 씌어서 저렇게 나무에 목숨을 거나 몰라.”
“그러게 말이여. 아, 옛날에도 산 하나 홀랑 말아먹었잖아.”
“그렇지. 그러고 몇 년 있다 일본 간 거 아냐.”
“말로는 일본에서 나무 심는 기술 배웠다고 하더만, 그러면 뭘 해. 눈 오면 눈 걱정, 바람 불면 바람 걱정, 또 이렇게 비 안 오면 또 물 걱정에 농사짓는 우리보다 더 맘고생이 심하더만.”
“사람이 그렇게 애면글면 하니 자꾸 쓰러지는 거 아녀.”
“그렇지! 아, 공부하랄 때 상급 학교 갔으면, 못해도 면서기는 했을 거 아냐. 있는 재산 다 거덜 내면서 나무는 뭔놈의 나무여.”
“그러니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는 거 아녀. 제정신이면 저렇게 사서 고생을 하겠어?”
그러려니 하면서도 상국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가슴 한 켠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상국이 죽어라 나무를 심는 것은 농촌에서 농사를 짓는 것만으론 미래가 없다는 확고한 신념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미래는 마을 사람들의 미래이기도 했다. 산의 나무가 어찌 온전하게 한 개인의 소유가 될 수 있겠는가.
- 본문 235~236쪽
“제가 산사태로 어머님을 잃은 사건은 저 한 사람으로 끝나지만, 지금처럼 산에 나무가 없으면 앞으로도 산사태는 계속해서 일어날 것이고, 그때마다 농경지가 유실되고 또 누군가는 사랑하는 가족을 잃게 될 것입니다. 이런 참혹한 일을 방지하자면 산에 나무를 심어야 합니다. 한밤중에 덮친 산사태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지 않으려면 산에 나무를 심어야 합니다. 비록 당장 사고가 나지 않더라도 이런 불행을 우리 자손들에게 물려줄 수는 없는 일이 아닙니까. 제가 오늘 여러 어르신들 앞에 간곡하게 부탁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은, 지금 나무를 심는 일은 임상국이라는 한 개인의 일일지 몰라도, 장차는 우리나라 전체 산림에 나무를 심는 일이기 때문에 길게 봐서는 애국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모쪼록 이 젊은 사람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 본문 122~123쪽
“동수, 이 녀석아! 이 아비는 말이다. 아비는 너를 키워 아비의 뒤를 이을까 생각했는데 뭣이 그리 급했더냐. 아비의 가슴에 비수를 꽂아놓고 이렇게 가더란 말이냐. 내 너를 여기에 묻지만 너는 언제나 내 가슴에 묻혀 있다. 너를 잊으려 해도 하늘에 태양이 있는 한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이제 영원히 너를 보내려고 하니, 아비의 혼이 녹아 있는 이 축령산 기슭에서 아비를 지켜주려무나. 아비가 심고 가꾸는 이 나무 하나하나에 너의 영혼을 실어서 뛰놀거라. 그러면 아비는 나무가 크는 것을 보고 동수 네가 크는 줄 알겠고, 나무가 병이라도 들라치면 동수 네 녀석이 아픈 줄 알 것이다. 해가 뜨면 네가 일어나는 줄 알고 밤이 오면 저 높은 하늘가에서 아비를 내려다보고 있는 줄 알겠노라.”
- 본문 172~173쪽

출판사 서평


현재 축령산의 울창한 산림과 숲이 있게 한 장본인으로, ‘조림왕’으로 숲의 명예전당에까지 헌정된 임종국의 생애를 최초로 조명한 소설이 출간되었다. 『편백 숲에 부는 바람』은 축령산을 무대로 평생 나무를 심었던 임종국의 일생을 모티브로 쓴 국내 최초의 산림소설이다.

지금이 아닌 먼 미래를 내다보며 나무를 심은 주인공은 우리 시대가 꿈꾸는 현자임에 틀림없다. 자연과 환경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이때, 수십 년 앞서 나무와 숲에 대한 소중함을 몸소 실천으로 보여준 ‘나무 심는 한 사람’의 감동적인 삶을 통해 한 사람의 노력이 현재와 미래에 뿌린 작지만 큰 씨앗의 의미를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나무처럼 살다 한 그루 나무로 돌아간
한국판 ‘나무를 심은 사람’의 감동적인 도전의 기록

산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다. 산은 우리들 생활인의 안식처요 피난처이다. 삶에 지친 사람들이 찾아들어 새로운 힘과 용기를 얻는 곳도 산이요 숲이다.
프랑스의 소설가 장 지오노가 쓴 『나무를 심은 사람』의 주인공 엘제아르 부피에는 물조차 말라버린 황무지에 열심히 도토리 열매를 심어서 마침내 옥토를 만들었다.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흐르자, 달아났던 산새와 짐승이 돌아오는 낙원으로 변했다. 그러자 마을을 떠났던 사람들이 돌아왔다. 주인공은 나무만 심은 게 아니었다. 사람들의 꿈과 희망을 심었으며, 인류의 미래를 심은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엘제아르 부피에 못지않은 조림가들이 있다.
여기 평생토록 산에 나무를 심은 한 선각자가 있다. 그가 태어난 마을의 산도 풀 한 포기 없는 민둥산이었다. 그 민둥산에 장대비가 쏟아져 홍수가 나고 사람이 죽었다. 그는 사랑하는 어머니를 산사태로 잃었다. 다시는 그와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산에 나무를 심었다. 숱한 배고픔을 이겨냈고 사람들로부터는 미친 사람이라는 욕도 들었다. 그러나 그는 나무 심는 일을 그만두지 않았고, 마침내 ‘대한민국 조림왕’이라는 칭호를 들으며 우리 앞에 우뚝 섰다. 전라남도 장성군 축령산 기슭에서 삼나무와 편백을 심은 임종국 씨가 그 주인공이다.

“당신의 삶이 곧 나무의 삶입니다!”
축령산 편백 숲의 바람으로 남은 사나이

현재 축령산의 울창한 산림과 숲이 있게 한 장본인으로, ‘조림왕’으로 숲의 명예전당에까지 헌정된 임종국의 생애를 최초로 조명한 소설이 출간되었다. 이용직의 국내 첫 산림소설 『편백 숲에 부는 바람』은 축령산을 무대로 평생 나무를 심었던 임종국의 일생을 모티브로 쓴 실화적 소설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 숲 축령산은 50~60년 된 편백과 삼나무의 숲이 잘 가꾸어져 우리나라 최대의 조림 성공지로 손꼽힌다. 편백나무의 탁월한 효과로 인해 ‘치유의 숲’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매년 수만 명이 찾는 국내 최고의 삼림욕장으로 유명하다.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헐벗은 산에 편백을 심고 가꾸어 오늘날 수많은 이들의 휴식과 치유의 공간으로 만든 사나이. 당장 눈앞의 이익이 되지도 않는 일에 기꺼이 온 생애를 던진 사나이. 지금이 아닌 먼 미래를 내다보며 나무를 심은 주인공은 우리 시대가 꿈꾸는 현자임에 틀림없다.

우리나라는 1973년에서 1997년까지 추진되었던 ‘치산녹화 10년 계획’을 4년이나 앞당겨 목표를 달성하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 이처럼 짧은 기간에 전 국토 완전녹화라는 경이적인 성과를 거둔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다. 30년이 채 안 되는 단기간에 헐벗었던 민둥산을 완전녹화시킨 놀라운 성공 뒤에는 주인공같이 나무를 심고 가꾼 사람들의 피땀과 눈물겨운 노력이 있었다.

일생을 산과 나무와 함께한 대한민국 임업 역사의 산증인인 작가는, 시대적 사명 속에서 숲을 가꾸고 지켰던 그들의 숨은 노력을 세상에 드러내는 것이 자신의 의무라고 생각해 이 소설을 썼다. 이번 소설화 작업은 자칫 사람들의 기억 속에 묻힐 뻔했던 산림 관련 역사 인물을 복원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 임업사에 숨은 기여자를 세상에 내보이는 것은 작가 개인의 보람된 작업을 넘어서 산림 역사의 한 축을 채워나가는 의미 있는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숲의 명예전당 : 산림녹화에 기여한 사람들을 기리고 헌정하는 추모관. 산림청이 2001년 국립수목원에 건립함. 임종국은 건립 당시 국토의 완전녹화에 최고 업적을 세운 5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되어 ‘숲의 명예전당’에 헌정됨. 5인은 박정희 전 대통령, 현신규 박사, 춘원 임종국, 김이만 나무할아버지, 민병갈 천리포수목원장. 최근에는 SK 최종현 회장이 추가로 헌정됨.

나무를 심는다는 건 미래를 심는다는 것
뒤에 올 누군가를 위해 희망을 선물하는 것

오늘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환경이 급속히 오염되고 있다는 사실을 굳이 매체를 통하지 않더라도 우리의 몸으로 직접 느끼며 살고 있다. 하지만 범지구적으로 번지고 있는 탄소배출저감운동이나 환경정화운동 등도 결국은 산에 나무가 있어야 하고, 그 나무들이 인간의 삶을 더욱더 인간답고 풍요롭게 해준다는 사실 또한 우리는 알아야 한다.

작가는 해마다 되풀이되던 산사태가 없어지고, 보기 싫은 민둥산이 없어진 것이 그저 그냥 된 것이 아닌, 사람이 하나하나 손으로 이룩한 것임을 일깨워주고 있다. 풍요로운 오늘의 산림을 맘껏 누리는 우리의 행복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 그늘에서 묵묵히 나무를 심어온 그들의 희생의 대가라는 사실을 새삼 되돌아보게 해준다.

작가 또한 평생을 산과 함께한 산림 전문가로, 산림 현장에서 일어나는 내용을 매우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특히 주인공과 같은 시대, 같은 일에 종사했던 사람이 쓴 글이라 숲과 나무에 대한 해박한 지식뿐만 아니라 당시 시대적 상황에 대한 묘사가 탁월해 동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짙은 향수를 덤으로 선물한다.

자연과 환경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이때, 60년 앞서 나무와 숲에 대한 소중함을 몸소 실천으로 보여준 ‘나무 심는 한 사람’의 삶을 통해 한 사람의 노력이 현재와 미래에 뿌린 작지만 큰 씨앗의 의미를 돌아보게 해준다. 먹고살기도 힘들었던 시절, 눈앞에 보이는 이익이 아닌 먼 미래를 위해서 우직하게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은 한 개인의 놀라운 선견지명과 불굴의 용기가 오늘날 색다른 감동으로 다가올 것이다.

추천사
이 소설은 세계적 본보기가 된 우리나라 치산녹화사업의 앞자리에 선 독림가 임종국의 삶을 모티브로 풀어낸 역작이다. 눈앞의 이득만이 아닌 먼 앞날을 내다보며 나무를 심은 주인공은 우리 시대가 꿈꾸는 현자임에 틀림없다. 작가 이용직 선생도 평생 숲에 헌신해온 분이다. 작가의 경험에서 우러난 조림 및 임업 경영에 대한 묘사가 섬세해서 소설을 읽는 내내 눈앞에 푸른 숲이 어른거렸다. 특히 일본으로 건너가 익히는 조림 기술이라든가, 문중의 동의를 구해 선산을 이장하고 비로소 나무를 심게 되는 과정, 나무를 심고 기르는 동안 맞이하는 역경들, 맞불을 놓아 거대한 산불을 진압하는 과정, 송충이 피해 사례와 복구 등이 구체적으로 그려져 있어 흥미를 더해주었다. 우리에게 산림소설이라는 영역이 만들어진다면 분명 그 효시가 될 만한 소설이다.
-안도현(시인, 우석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나무를 심는 사람』에서 주인공 엘제아르 부피에는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고 황무지에 도토리나무를 심는다. 그렇게 10여 년이 지나자 황무지는 옥토로 변한다. 떠났던 산새들과 산짐승이 돌아오고, 물이 흘러 물고기도 돌아오고, 마침내는 떠났던 사람들도 돌아온다. 황무지가 낙원으로 변한 것이다.
『편백 숲에 부는 바람』의 주인공이 고향의 산에다 경제 수종인 편백과 삼나무를 심어 헐벗은 산의 녹화뿐 아니라 미래에 목재 산출에 의한 경제적인 부를 축적할 수 있게 된 것은 바로 낙원의 재창조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편백 숲에 부는 바람』은 독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작품이라고 생각하며 일독을 권한다.
-홍성암(문학박사, 산림문학회 고문)

“헐벗은 산에 나무를 심어 푸른 숲을 만든 지구상의 유일한 나라”, 세계는 이렇게 대한민국을 칭찬했다. 그러나 우리는 산에 나무가 저절로 자라는 줄로 알고 있지 않은가. 여기 이 땅의 산림녹화는 거저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감동적으로 엮어낸 책이 출판되었다. 『편백 숲에 부는 바람』은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 숲을 조성한 한 조림가의 일대기를 소설화한 것이다. 이 책에서 우리는 한 선각자의 땀과 눈물을, 절망과 환희를 읽을 수 있다. 소설의 주인공은 바로 치산녹화사업 현장에서 일생을 보낸 작가 자신이기도 하다. 한 그루 나무를 심은 사람이 있기에 오늘 우리는 숲에서 행복을 누리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범지구적인 위기로 닥쳐오는 이 시대에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조연환 (전 산림청장, 현 천리포수목원장)

작가의 말
“대한민국은 단기간에 전 국토 완전녹화라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기적을 이룬 나라이다. 그 놀라운 성공 뒤에는 나무를 심고 가꾼 사람들의 피땀과 눈물겨운 노력이 있었다. 헐벗은 민둥산을 복원하는 시대적 사명 속에서 숲을 가꾸고 지켰던 사람들의 숨은 노력을 세상에 드러내는 것이 나의 의무라고 생각해 이 소설을 썼다.”